[기획연재] 호미농부의 도시농업 대백과 15(끝)

15회. 에필로그: 호미농부가 꿈꾸는 미래, ‘도시농업 생태계 혁신가’

안녕하세요, 스마트농업신문 독자 여러분. 15주라는 긴 시간 동안 도시농업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함께 항해해 준 호미농부입니다.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저는 여러분께 “호미 하나로 도시를 바꿀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마 그때는 반신반의하셨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여정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미국의 폐허가 된 도시를 되살린 공동체의 힘, 유럽의 지속가능한 도시 디자인, 아시아의 최첨단 스마트팜 기술,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새롭게 열리는 농산업의 기회까지. 도시농업은 이미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가장 혁신적인 솔루션이 되었습니다.

오늘 대망의 마지막 회에서는, 제가 꿈꾸는 미래의 도시농부, 즉 ‘도시농업 생태계 혁신가’로서 여러분이 서게 될 무대를 그려보며 이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1. 농부의 재정의: 우리는 모두 ‘연결하는 사람’입니다

과거의 농부가 ‘작물을 생산하는 사람’이었다면, 미래의 도시농부는 ‘단절된 것들을 연결하는 혁신가’입니다.

  • 도시와 자연의 연결: 회색 콘크리트 틈에 초록색 생명을 심어, 숨 막히는 도시에 숨구멍을 틔우는 일입니다.
  • 기술과 생태의 연결: 차가운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따뜻한 생명을 길러내고, 지구를 지키는 저탄소 농업을 실현하는 일입니다.
  • 사람과 사람의 연결: 파편화된 개인들을 텃밭이라는 공간으로 불러내어, ‘우리’라는 공동체로 다시 묶어내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옥상에서 바질을 키우든, 스마트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든, 못난이 농산물을 요리하든 상관없습니다. 생명과 사람을 잇는 모든 행위가 바로 미래의 도시농업입니다.


2. 호미농부가 제안하는 3가지 미래 비전

저는 여러분이 단순히 ‘농사짓는 사람’에 머물지 않기를 바랍니다. 변화하는 시대,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① 기후 위기 해결사 (Climate Solver)

도시는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탄소를 흡수할 잠재력이 가장 큰 곳이기도 합니다.

  • 건물 옥상과 벽면을 덮은 식물은 도시의 온도를 낮춥니다.
  • 빗물을 모아 농사를 짓고,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자원을 순환시킵니다.
  • 여러분의 손에 들린 호미는 기후 위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② 로컬 크리에이터 (Local Creator)

도시농업은 그 자체로 훌륭한 문화 콘텐츠입니다.

  • 자신이 기른 작물로 동네 빵집과 협업해 ‘우리 동네 시그니처 빵’을 만드십시오.
  • 텃밭에서 재즈 공연을 열고, 팜 파티를 기획하십시오.
  • 삭막한 도시 풍경을 바꾸고, 골목 상권을 살리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바로 여러분입니다.

③ 애그리테크 개척자 (Agri-Tech Pioneer)

지난 14회에서 언급했듯, 이제 농업은 ‘농산업’입니다.

  • IT 기술을 가진 청년들은 코딩으로 농업을 혁신하십시오.
  • 데이터를 다루는 분들은 작물의 생육 데이터를 분석해 농부들을 도우십시오.
  • 도시는 여러분의 기술을 실험하고 증명할 수 있는 거대한 테스트베드입니다.

스마트농업

3. 당신의 ‘호미’는 무엇입니까?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의 손에는 무엇이 들려 있나요?

어떤 분에게는 진짜 흙을 파는 ‘쇠로 만든 호미’일 것입니다. 어떤 분에게는 스마트팜을 제어하는 ‘스마트폰’이 호미일 것입니다. 또 어떤 분에게는 이웃을 모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노트북’이 여러분만의 호미일 것입니다.

도구는 달라도 목적은 같습니다. 생명을 살리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

지금 당장 거창한 농장을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베란다에 상추 씨앗 하나를 심는 것, 동네 생협에 가입하는 것,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 그리고 스마트농업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

이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도시농업 생태계를 만듭니다.


마치며: 흙에서 다시 만납시다

지난 15주간 여러분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호미농부의 <도시농업 대백과> 연재는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의 진짜 농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저는 다시 저의 작은 텃밭으로 돌아가 흙을 만지겠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혹은 어느 최첨단 스마트팜의 현장에서, 세상을 바꾸고 있는 혁신가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기를 고대합니다.

도시가 밭이 되고, 시민이 농부가 되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마음속에 심어진 ‘녹색 씨앗’이 울창한 숲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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