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부: 대한민국의 도시농업, 그리고 우리의 미래
14회. 대한민국의 도시농업: ‘취미’를 넘어 미래 ‘농산업’의 중심으로
안녕하세요, 흙의 정직함과 기술의 가능성을 믿는 호미농부입니다.
지난 13주간 우리는 전 세계를 누비며 도시농업의 역사와 기술, 그리고 치유의 가치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 우리의 여정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시선을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 대한민국으로 돌려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도시농업은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화분’이나 ‘주말농장의 상추밭’ 정도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농업 역사상 가장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법이 ‘농업’을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14회에서는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행위를 넘어,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새롭게 태어난 대한민국 ‘농산업(Agri-Industry)’의 비전과 그 속에서 도시농업이 맡게 될 결정적인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양적 성장의 기적: 황무지에서 꽃피운 ‘K-도시농업’
먼저 우리가 걸어온 길을 짧게 돌아보죠.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땅값 비싼 도시에서 무슨 농사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 폭발적인 성장세: 2010년 104ha에 불과했던 도시 텃밭 면적은 10여 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났고, 도시농부의 수는 200만 명 시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공간의 확장: 옥상과 베란다를 넘어 학교, 병원, 그리고 지하철 역사 내 첨단 수직농장(메트로팜)까지, 농업은 도시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취미’와 ‘여가’로서의 성장이었습니다. 이제는 질적인 도약, 즉 ‘산업’으로서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2. 대전환의 시작: 이제는 ‘농업(Agriculture)’이 아니라 ‘농산업(Agri-Industry)’입니다
최근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이 개정되면서 대한민국 농업의 정의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이것은 도시농업에 있어 혁명적인 변화입니다.
과거의 법은 흙을 갈고 씨를 뿌려 수확하는 ‘경작(Farming)’ 행위만을 농업으로 인정했습니다. 때문에 스마트팜을 짓는 기술이나, 농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는 농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모순이 있었죠.
하지만 개정된 법은 농업의 범위를 전후방 산업까지 포괄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이제 법적으로 인정받는 ‘농산업’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농업 투입재 산업 (Pre-Production): 스마트팜 온실을 시공하는 건설업, 센서와 제어기를 만드는 기자재 산업, 종자와 비료 산업이 모두 ‘농산업’의 범주에 들어옵니다.
- 농업 서비스업: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업 데이터를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팅, 농기계를 빌려주는 임대업, 농산물 유통과 물류 서비스도 농업입니다.
- 식품 및 가공 산업 (Post-Production): 대체육을 만드는 푸드테크, 농산물을 가공해 밀키트를 만드는 제조업, 그리고 농촌 관광과 치유 프로그램까지 모두 거대한 농산업 생태계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즉, 직접 흙을 만지지 않아도 농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당신도 ‘농업인’이자 ‘농산업 경영가’가 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3. 도시농업의 새로운 기회: 도시는 ‘애그리테크(Agri-Tech)’의 심장부
이러한 법적 변화가 왜 도시농업에 중요할까요? 새롭게 정의된 ‘농산업’의 핵심 요소인 기술(Tech), 자본, 데이터, 그리고 소비자가 모두 도시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는 더 이상 소비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확장된 농산업의 정의 안에서 도시는 대한민국 미래 농업의 R&D 센터이자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습니다.
① 스마트농업의 전초기지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로봇 엔지니어 등 농산업을 혁신할 인재들은 도시에 있습니다. 이들이 도심 속 빌딩형 스마트팜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때, 비로소 우리 농업은 첨단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② 푸드테크와 그린 바이오의 산실
식물성 고기, 곤충 단백질, 맞춤형 케어푸드 등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도 도시입니다. 도시농업은 단순히 상추를 키우는 것을 넘어, 이러한 바이오 기술과 결합하여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는 ‘그린 바이오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③ 농업 서비스업의 허브
이제 도시의 젊은 창업가들은 트랙터를 몰지 않습니다. 대신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못난이 농산물을 구독 서비스로 연결하며, 도시민을 위한 주말농장 큐레이션 서비스를 만듭니다. 농업과 서비스업의 결합, 그 혁신의 현장이 바로 도시입니다.

‘농부’의 개념을 다시 쓰다
독자 여러분, 이제 우리는 ‘농부’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합니다.
- 흙 묻은 장화를 신고 밭을 가는 사람도 숭고한 농부입니다.
- 동시에, 컴퓨터 앞에서 스마트팜의 환경 데이터를 제어하는 사람도 농부입니다.
- 대체 단백질을 연구하는 연구원도, 못난이 농산물로 요리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도, 스마트팜 설비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들도 모두 대한민국 농산업을 이끄는 새로운 형태의 농부들입니다.
법과 제도의 문은 열렸습니다. 이제 농업은 ‘힘들고 돈 안 되는 1차 산업’이 아니라, AI와 바이오, 서비스가 융합된 가장 유망한 ‘미래 성장 산업’입니다.
그리고 그 혁신의 최전선에 바로 우리, 도시농부들이 서 있습니다.
길었던 세계 일주와 기술 탐험을 마치고, 이제 마지막 한 걸음이 남았습니다. 다음 15회, 대망의 마지막 회에서는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독자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어떻게 ‘도시농업 생태계 혁신가’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비전을 나누며 연재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새로운 농산업의 시대, 가슴 뛰는 미래를 맞이할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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